혹시 '싱어게인3' 보셨나요?
'싱어게인'은 "다시 나를 부르다"라는 슬로건 아래,
한 번 더 기회가 필요한 가수들이 대중 앞에 다시 설 수 있도록 돕는 리부팅 오디션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가수들이 첫 무대를 앞두고
"나는 OO 가수다"라는 포맷에 맞춰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는데요.
'싱어게인3'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소수빈'님은
"나는 쉬운 가수다"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평범하게 산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사실 굉장히 어렵잖아요.
쉽지 않은 세상에서 제 음악이라도 쉬웠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소수빈 님을 잘 아는 지인은 그를 이렇게 평가합니다.
"쉽고, 친절하게 다가가기 위해 뒤에서 더 지독하게 노력하는 사람이다."
이 일화를 보면서 저는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
'토스'가 떠올랐습니다.
아마 토스라면 스스로를 이렇게 설명하지 않을까요?
"나는 쉬운 금융이다"
11년 만에 첫 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토스
혹시 토스의 초창기 모습을 기억하시나요? 저는 처음 토스를 사용했을 때, "이거 사기 아니야?"라는 의심이 들었던 게 기억납니다. 송금을 할 때 공인인증서와 보안카드가 필요 없다는 말을 믿을 수가 없었거든요.
토스가 익숙해질 무렵에는 "이렇게 간단하게 할 수 있었는데, 왜 아무도 하지 않았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보다 안전했고, 무엇보다 사용하기 편리했기 때문입니다.
토스가 이 시스템을 가능하게 만든 과정을 알게 되었을 때는 "왜 그동안 아무도 안 했는지 알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서 소수빈 님의 사례처럼, 쉬운 금융을 만들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단 5명으로 이루어진 비금융 스타트업이 금융서비스를 출시하는 것 자체만으로 넘어야 할 과제는 산더미처럼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토스는 포기하지 않았고, 꾸준히 쉬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들에게 "새로운 금융 습관"을 형성시켰습니다. 이 밀도 높은 고객층은 토스의 단단한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고, 드디어 11년 만에 첫 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핀테크 스타트업을 넘어 모든 금융사의 강력한 경쟁자로 성장한 토스의 결정적 모먼트 세 가지를 짚어 보겠습니다.
#1 간편 송금 경쟁에서 승리하다
2015년 2월, 간편 송금 서비스를 출시한 토스는 단 3개월 만에 일일 활성 사용자수(DAU) 3만 명에 달하는 서비스로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얼마 가지 않아 위기가 찾아왔는데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하는 카카오페이를 비롯해 은행권에서도 유사한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했기 때문입니다. 서비스 자체의 난이도가 높지 않아 차별화가 어렵다는 이유로, 작은 스타트업인 토스가 거대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토스는 굴하지 않았습니다. 유사한 서비스라도 디테일의 차이에서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먼저, '간편' 송금이라는 말에 걸맞게 송금 과정에서 불편한 점들을 하나씩 제거했습니다. 초기 간편 송금은 절차를 간소화해 시간은 단축했지만, 여전히 상대방의 계좌번호를 알아야 한다는 불편한 점이 있었는데요. 10~14자리의 규칙성 없는 번호들로 이루어진 계좌번호는 외우기 어려워 송금 과정에서 불편함을 초래하곤 했습니다. 토스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누구나 하나씩 가지고 있고, 대부분 외우고 있는 휴대폰 번호만으로도 송금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했습니다. |